1990년 9월 추석전으로 기억 합니다.
아빠께서는 매일 술만 드시는 분이셨죠.
술을 먹고 들어오는 날에는 자고있는 저를 깨워서
때리기까지 했습니다.
그것도 아빠와의 추억도 잠시, 결국 아빠께서는 교통사고로
돌아가시고 말았지요.
배고픈 시절이라, 아빠의 죽음도 슬퍼할 조차도 없었습니다.
학교에 갔다가 돌아오면 배가 고파서 부엌에 가보면,
아무것도 먹을것이 없었지요.
" 할머니~ 라면 없어요? 계란라면 실컷 먹고 싶다구요... "
" 에이구..내새끼.. 할미가 돈 많이 벌어서 맛있게 계란라면 해줄께.. "
우유가 너무도 먹고 싶어서 학교 우유급식 당번까지 해서
겨우 우유 한개를 얻어 먹을수가 있었습니다.
밤늦도록 동네 친구들과 놀다가 집으로 들어갔는데,
김치국같은 냄새가 진동을 했지요.
" 할머니 뭐 만드세요? "
" 어~ 김치수제비야. 할미가 많이 줄께.. "
" 방에 들어가서 밥상 펴놓고 있어~ "
드디어 김치수제비를 먹을수 있는 기회가 왔습니다.
" 아!뜨거... "
" 호~ 불어서 천천히 먹어.. "
" 어떠니? 맛나니? "
" 네! 할머니.맛있어요.. "
김치가 들어간 칼칼한 수제비의 맛은 정말 일품 이었습니다.
누런 정부미쌀로 고배픔을 견뎌야만 했던 어린시절에
할머님께서 만들어 주신 김치수제비,
선선한 가을바람이 부는 계절이면 돌아가신 할머니께서
만들어 주신 김치수제비가 더욱 생각나네요.
오늘 저녁에는 김치수제비를 만들어 먹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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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을그노래> 잊지못할 1990년 9월
민미향
2013.09.13
조회 107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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