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 게시판 성격 및 운영과 무관한 내용, 비방성 욕설이 포함된 경우 및
  기명 사연을 도용한 경우 , 관리자 임의로 삭제 될 수 있습니다.
* 게시판 하단, 관리자만 확인할 수 있는 [개인정보 입력란]
   이름, 연락처, 주소 게재해주세요.
* 사연과 신청곡 게시판은 많은 청취자들이 이용하는 공간입니다.
  사적인 대화창 형식의 게시글을 지양합니다

날아가는 시간, 표현해야할 사랑...
위정숙
2013.09.26
조회 139
장롱정리를 하다 아주 오래된 사진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어렸던 유아기부터 4, 5세때 사진들, 초등학교 때 사진들, 중고등학교 때 사진들...
정리정돈 잘 하시고 늘 주변이 간결하셨던 엄마가 결혼선물로 주신거였죠...
시간대별로 잘 정리된 사진들을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마음이 떨려왔고, 아주 오랫동안 바라보고 또 보았답니다.

진정성이 묻어나는 매우 아름다운 사진들이었습니다.
항상 제 기억속의 아빠는 엄하고 무서운 분이셨는데, 사진 속의 아빠는 저를 보시며 애정이 물씬한 미소를 한결같이 보내고 계시더군요. 한손으론 저를 안고, 또 다른 한손으론 제 머리를 쓰다듬으시며 말입니다...

또 하나의 사진은 배경이 버스 뒷자리였습니다.
뭐가 그리 재밌었던지 엄마와 초등학생인 전 버스 맨 뒷자리에 앉아 파안대소하며 까르르 웃어재끼고 있더군요. 지금 보다 훨씬 젊은 엄마와 유난히 짧았던 커트머리의 나...
참으로 행복했던 오래 전 그 오후가 희뿌옇게 떠오르며 맘이 더더욱 절절해 졌습니다.

사진은 그저 당시의 상황만을 소리없이 담고 있을 뿐인데 모든 게 생생히 되살아나는 것만 같았죠.
파안대소하는 커다란 웃음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고,
정감있게 쓰다듬는 손길의 온기가 푸근히 느껴지는 것 같고,
재잘 재잘 쉴새없이 떠들어대던 수다가 귀를 간지럽히는 듯 그렇게요...

제 돐 사진 뒤엔 아빠가 남긴 오래된 글귀 하나가 남아있었습니다.
“이쁜 우리 공주님! 태어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만 한 살이 되었구나.
엄마 아빠 품에 와줘서 고맙고, 항상 건강하고 밝고 맑게 잘 자라주렴.
항상 너를 늘 주머니에 담고 다니고 싶은 아빠가...”

마음이 참 따스해져왔습니다.
사진들은 수많은 시간 속에 단지 한 순간만을 포착했을 뿐인데,
포착되지 못한 채 기억 저 너머로 사라져 버린 감동과 환희의 시간들을 생각하니 그저 아득하기만 합니다...

시간은 쉬지 않고 흐르고 흐르고 또 흐르는 것...
기다려주지 않는 부모...
하루가 다르게 훌쩍 커버리는 아이들...
날아가는 시간이 너무도 아쉽네요.
부모님과 아이들을 더 많이 안아보고 사랑을 더 많이 표현해야겠다 싶습니다...


(* 작가님, 혹시 사연이 소개된다면 부페이용권으로 부탁드립니다^^)

댓글

()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해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