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에서 올라와 서울에서 자취한지 언 7년이 다 되어 갑니다. 작은 원룸 반지하 방이지만 부족함 없이 그렇다고 호화로울 것도 없이 지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밤 반지하방 창문넘어로 인기척이 들려 저도 모르게 긴장한 채로 창문응 응시했습니다. 나타난것은 작은 운동화를 신고있는 어린아이의 발 이었습니다. 그리고는 저를 보며 "언니 여기 동굴에 삼촌이 있어!" 말했습니다.
유치원생으로 보이는 여자아이 둘이 저를 신기한듯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삼촌은 왜 밑에사는지, 문은 어디에 있는지 궁금해 했습니다. 밤이 너무 늦고 날씨도 제법 쌀쌀해서 부모님이 계신곳을 물어보았더니, 골목 앞 미용실 원장님의 두 딸이었습니다.
마침 집에 있던 손난로를 하나씩 주었더니 신기해 하며 주머니에 꼭 넣었습니다. 부모님 걱정하신다고 빨리 미용실로 가라고 해도 제가 신기했는지 가질 않아, 직접 미용실로 데려다 주었습니다.
제 이야기를 들은 아이들 어머니는 아이들을 혼내면서 제게 죄송스러워 했습니다. 세상이 조금더 안전했다면, 더 친해질 수 있었을 텐데요. 아이들과 잠깐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초겨울 반지하 자취생활이 행복해 졌습니다. 저는동굴에 사는 재미있는 삼촌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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