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신의 그대와 여는 아침

음악FM 매일 07:00-09:00
0225수 담담하고 담백하게, 다가오는 것들과 마주하기
그대아침
2026.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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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
날이 좋아 바닷가를 걷는다.
볕은 따스하고 바람은 적당해 밖으로 나온 사람들의 옷매무새가 느슨하다.
반려견과 느린 걸음을 즐기거나 이어폰을 끼고
음악과 함께 달리는 낯선 얼굴을 내탐하기엔 겨울 해가 너무 짧다.
햇살은 어느새 이울어 떼를 지어 노닐던 물새는 다 사라지고
텅 빈 갯벌에 조금씩 물이 찬다. 그사이 여미지 않은 옷깃을 헤치고 바람이 파고든다. 
바다로부터 오는 바람 속에는 밀물과 썰물이 주고받은 내밀한 사연이 숨어 있다.
쓸려갔던 물은 그대로 밀려오지 않고 밀려왔던 물은 또 다른 사연을 품고 사라져간다.

다가오는 것이 있으면 지나가는 것도 있다. 지난해는 가고 새해가 온다.
계절이 흐르고 있는 지금, 바다 저 너머 어디쯤 봄이 오고 있다는 건 누구나 
가늠할 수 있지만 흐르는 시간이 자신에게 가져올 변화는 아무도 미리 알 수 없다.
그냥 삶에 대한 본능으로 다가오는 것들을 하나하나 마주해야 한다. 
다가오는 것은 곧 지나가는 것이다. 모든 것은 지나갈 뿐이다.

영화 <다가오는 것들>을 보았다. 중년 여인이 겪는 인생의 변화를 
사실적이면서도 덤덤하게 그리고 있다. 여주인공역의 이자벨 위페르의 연기와
여성 감독의 잔잔한 묘사와 진행이 어김없는 프랑스 영화다. 
살아간다는 건 매일매일 새로운 현실과 마주하는 것이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새로운 현실은 다가온다.
어차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삶의 변화 앞에서 
진정한 자기 모습으로 자신의 인생을 살아내야 한다.
완벽한 인생이 어디 있을까. 
삶은 더 넓은 바다 위에서 널빤지도 없이 맨발로 파도를 타는 것과 같다.
무수히 다가오는 것, 그 일렁이는 물살의 흐름에 마냥 더불어 흘러야 살 수 있다.

담담하고 담백하게, 다가오는 것은 차근차근 마주해야 한다.

*강은소의 <왜, 너를 사랑하지 못할까>에서 따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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