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신의 그대와 여는 아침

음악FM 매일 07:00-09:00
1124월 자신이 선택한 것들에 점을 이어보세요
그대아침
2025.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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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의 그 유명한 졸업식 연설문을 뒤늦게 찾아 읽다가 내 이런 삶의 방식에 대한 확신을 얻었다.
입양아였던 잡스는 양부모가 평생 모은 돈을 학비로 쓸 수가 없어서 어렵게 들어간 명문대학을 자퇴한다.
하지만 미래에 대한 뚜렷한 계획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한동안 자퇴한 대학에 머물며 좋아하는 과목을
청강했다. 훗날 그는 이 선택이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잘한 선택 중 하나였다고 회고한다.
학교를 그만둔 덕분에 부모님의 차고에서 애플을 창업할 수 있었고, 자퇴 후 청강한 서체 과목 덕분에
맥킨토시 컴퓨터에 들어갈 아름다운 서체를 개발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자신의 이야기에 '점을 잇는 것(Connecting Dots)'이라는 제목을 붙인다.
'점'은 내가 살면서 내린 선택이고, 점들을 이어 그은 '선'은 나의 미래다.
결국 내가 과거에 내린 어떤 선택도 미래에는 무의미하지 않게 된다는 뜻이었다.
단, 그 선택이 내 마음과 직관을 온전히 따른 것이라는 전제 위에서 말이다. 

돌아보면 나도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점을 찍으며 살아왔다.
오락가락 갈 지(之)자로 걸어온 것 같아도 '나'라는 사람이 가진 나름의 일관성 덕분에 점들은
하나의 선이 되었다. 어려서부터 일기처럼 써내던 글이 차곡차곡 쌓여서 글짓기 대회에서 상을 탔다.
거기서 자신감을 얻어서 직업적으로 글도 쓰게 되었다. 여기에 나와 동생의 마음을
치료하고 싶어서 시작한 심리학 공부와 여러 가지 삶의 경험이 더해져 지금 이 책을 쓰고 있다.
십 년 전에는 내가 이런 주제의 책을 쓸 거라곤 생각해 보지도 않았었다. 

계획 세우기를 좋아하는 나지만 새해 계획을 세우지 않은 지 오래되었다. 
새해가 오면 그냥 '올 한 해도 내가 살고 싶은 대로 살자'고만 다짐한다. 
어깨에 잔뜩 들어간 힘을 빼고 한 해 대신 하루를 충실히 살아내기로 한다. 
'그런 하루가 차곡차곡 쌓이면 언젠가 나만의 선을 그을 수 있겠지?'라고 생각한다.
부디 그 선이 간결하지만 힘 있는 선, 나다운 선이었으면 좋겠다.

*고유의 <우리는 누군가의 사랑받는 아이였다>에서 따온 글.
줄인 내용이 많습니다. 원문으로 확인해 주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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