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수록 늘어나거나 많아지기를 바라는 것들이 있다.
아마도 여유자금, 목 좋은 집과 땅, 고급 자동차 등을 첫손에 꼽는 사람이 많을 게다.
물질적 풍요를 바라는 건 인간의 기본적인 욕망이니 이해가 되긴 한다.
솔직히 그런 게 부럽지 않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나는 지혜와 관용, 배려 같은
정신적 가치를 더 중요히 여기고 나이 들수록 그런 덕목이 늘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먹고살기가 팍팍하면 그런 고차원적인 것들을 생각할 겨를조차 없다.
하지만 의식주 걱정 없고 경제적으로 최소한의 품위를 지킬 수만 있다면
나는 물질적 가치를 쫓는 대신 정신적 가치를 지키겠다는 생각이다.
한심하게 보일지라도 지각 있는 사람이라면 나이 들수록 자신을 비우고
소박한 삶을 사는 게 옳다고 여기기에 그렇다.
그런데 요즘 내 삶에는 엉뚱한 것들만 늘어가고 있어 자못 우려스럽다.
특히 근래 들어 조바심과 조급증, 짜증, 정서적 불안감 등이 늘어가는 듯해서다.
마음이 여유로워져야 할 나이에 그런 부정적 감정들이 일어나는 건
바람직스럽지도 않거니와 도덕적 가치를 중시하는 내게는 매우 좋지 않은 조짐이다.
이는 더 방치해서 안 될 일이어서 시급히 원인을 찾고 그 고리를 끊어내야만 한다.
날마다 달고 사는 약의 가짓수와 몸 곳곳을 들쑤시는 통증이 늘어나는 것도 문제다.
어디가 크게 아픈 건 아니나 잔병치레가 심해 생활에 지장이 초래될 정도다.
아픈 부위도 계속 옮겨 다니며 나를 괴롭히고 있다.
최근엔 어깨와 목 부위 통증이 심해 병원을 들락거리고 위염도 끊임없이
나를 괴롭히고 있다. 이제 건강관리에 주의해야 할 때라 섭생과 운동에
더 신경을 쓰지만 늘 골골거리고 있다.
원치 않게, 불필요하게 늘어나는 것들은 억누르고 대신
내가 바라는 덕목들이 삶 속에 들어차도록 해야겠는데 그게 영 뜻대로 되질 않는다.
언제나 그렇듯 사는 건 역시 만만치가 않다.
그러니 그 또한 조바심을 버리고 흐름에 따라 흘러가는 수밖에.
*정충화의 <삶이라는 빙판의 두께>에서 따온 글.
줄인 내용이 많습니다. 원문으로 확인해 주시고
개인SNS등에 그대로 옮겨가지 말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