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신의 그대와 여는 아침

음악FM 매일 07:00-09:00
0509금 인생 역주행, 그저 꿈이 아닌 목표가 될 수도
그대아침
2025.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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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들이 요새 책은 좀 어떻냐고 물으면 나는 역주행이 꿈입니다, 라고 대답한다.
비록 지금까지 역주행을 해본 적은 없지만, 책을 출간할 때마다 
항상 역주행을 다짐한다. 시작부터 역주행이라니,
말이 좀 우습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숨은 뜻은 이렇다. 
‘내 책이 독자들의 시야에서 멀어지더라도 그들의 손에 다시 닿을 때까지 
내 책에 대한 책임을 저버리지 않겠습니다.’

출판사를 운영하고 몇 권의 책을 출간하면서 깨달은 사실은,
내 손에서 책이 멀어지면, 독자의 손에서도 멀어진다는 사실이다.
이 정도면 됐지, 라는 생각으로 내 눈에서 책이 멀어지면,
독자의 시야에서도 사라진다는 사실이다. 
마치 독자들에게 내 마음을 꿰뚫어 볼 수 있는 능력이라도 있는 것만 같다.

책이 출간될 당시엔 아무런 반응이 없다가 수개월이 지난 후에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책이 있다. 그 책을 알리기 위해 흘렸던 작가의 땀을 보며, 
존경의 마음이 일었다. 이쯤 하면 최선을 다했지, 하며 손에서 놓을 수도 있었지만,
끝까지 책을 가슴에 품었던 그에게 존경의 마음이 생기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이야기가 너무 인상적이었던 나머지,
그 이후부터 역주행이 꿈이 됐던 것 같다.
서서히 추락하는 판매 현황을 보며, 이건 어차피 역주행할 책이니까,
라며 합리화하려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진실이야 뭐가 됐건, 중요한 건 손에서 놓지 않는 것이다.
남들의 마음에서 멀어졌다고, 내 마음에서 지워버리지 않는 것이다.


*강주원의 <시소인생>에서 따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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