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종이로 고양이 반지 만들어보려고 쉬는 시간에
열심히 색종이 붙들고 낑낑 연습하고 있는데
아니나 다를까 꼬꼬마들 구름떼처럼 몰려들어 이리저리 훈수를 둔다.
“샘, 그거 그렇게 접으면 안 되는 거 아녜요?”
“아니거든? 샘이 다 연습해봤거든?”
티격태격하며 자질구레한 잡담으로 보내는 쉬는 시간. 뭔가 몽글몽글 좋았다.
1학년 담임을 하면서 제일 많이 하는 말은 “괜찮아.”인데
두 번째로 많이 하는 말은 “기다려.”인 듯하다.
오늘도 조급증 도지는 꼬꼬마들이 날 달달 볶아서
‘기다려’ 백 번 말하고 파김치.
너무나 하고 싶은 말이 많은 여덟 살 꼬꼬마들 스물일곱 명..
스무 명만 돼도 ‘기다려’ 반만 말해도 될 텐데…
주사위 던질 때 친구가 1 나오라고 마법 썼다고 엉엉 울며 분노한
우리 반 마법소년만 있는 줄 알았더니,
옆 반에는 팽이놀이하며 내 팽이 쓰러지지 말라고 기도하는 친구에게
“기도하는 건 반칙이지!”하고 분노 폭발 대성통곡한 기도소년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하.. 여덟 살 꼬꼬마들 내년 되면 괜찮으려나.
아이들이 놀이에서 얼마나 많은 것들을 배우는지 모릅니다.
사람을 대하는 법, 함께 어우러져 공존하는 법을 배우는
가장 효과적이고 강력한 방법이 바로 놀이입니다.
놀이를 통한 즐겁고 행복했던 경험만큼이나 속상한 일들 역시
아이의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친구로 인해 속상했던 것, 나로 인해 친구가 속상했던 것.
억울한 일, 화나는 일과 같은 부정적인 경험 역시 아이가 자라는데 있어서 필수적인 공부입니다.
마냥 동화책처럼 아름답고 원칙에 따라 흘러가는 세상이 아니기에
마음결을 단단히 만들어주는 것 역시 공부지요.
부정적인 감정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돌파구를 찾고 스스로 내 마음을 보호해가는 방법을 배워야 아이가 자랍니다.
든든한 마음의 의지처가 되어주시되,
아이가 겪을 모든 부정적인 일들을 먼저 나서서 막아주진 마세요.
스스로 자신의 삶을 채워나가는 아이로 자랄 수 있도록 언제나 응원해주세요.
*초등샘Z(제트) 에세이의 <오늘 학교 어땠어?>에서 따온 글.
줄인 내용이 많습니다. 원문으로 확인해 주시고
개인SNS등에 그대로 옮겨가지 말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