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신의 그대와 여는 아침

음악FM 매일 07:00-09:00
1017금 그대가 꿈꾸는 것, 그대의 장래희망은?
그대아침
2025.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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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조그만 우체국 창구에 앉아 
매일매일 누군가 들고 오는 마음의 중량을 달아 
동전 몇 닢 매기는 우표장사 하고 싶다.

갯내 묻은 특산 김 물량 넘치게 팔아 
국장님께 칭찬도 듣고 
초등학교 고사리들 저금 걷으러 가다 
새로 부임한 총각선생님의 눈길에 
얼굴 붉어도 보고 싶다.

우체국 계단 제라늄 화분에 물 주는 일도 
빠뜨리지 말아 
언제나 내 자리에서 
꽃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어르신들 희뿌연 돋보기가 대신 되어 
대처에서 보내온 용돈 찾아드리며 함께 뿌듯하고 싶다.
타이트스커트 하늘빛 블라우스에 
어느 날 눈먼 그대 
내 앞자리에 우표 한 장 붙이고 머뭇거리면 
못 이기는 척 그의 손을 잡고 풍선처럼 
푸른 하늘로 도망치고 싶다.
날아가고 싶다.

지금부터 한 살씩 거꾸로 먹는다면 
아마도 일흔다섯이면 이룰 수 있는 꿈, 
장래희망이다.

*고경숙의 시, <장래희망>에서 따온 글.
원문으로 확인해 주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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