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일 때, 우리가 우리일 때 그때가 가장 자연스럽다. 그리고 아름답다.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나만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평안한
마음의 근원이기도 하다. 본질을 그대로 수긍하고, 있는 그대로를 표현한다면,
그건 아름다울 수밖에 없다. 진정한 본질이란 게 그렇다.
요즈음 나는 꼭 필요한 것 외에는 소비하지 않는 단순한 생활을 지향하고 있다.
내 한 몸 부양하는 데 필요한 것은 사실 그다지 많지 않다.
외부에 노출되는 나의 이미지를 위해 뭔가를 인위적으로 할 이유도 없고,
화려한 옷이나 제품으로 나를 감싸야 할 이유도 없다.
다만 나 스스로에게 이 질문을 던지는 일은 잊지 않는다. 아무것도 갖지 않고
중요한 그 누구도 아닐 때, 그때 나는 누구인가?
다른 누구의 확인이나 격려가 없다면, 그때 오롯이 느끼는 나는 무엇인가?
무엇인가를 쟁취하려 바쁘게 노력하지 않고 무엇인가로 나를 우월하게 만들려
특별히 노력하지 않는, 그냥 평범해도 괜찮은 나는 누구인가?
분홍 보자기에 도시락을 싸서 들고 아무렇지 않게 버스를 타고
오르내리면서도 마음이 평화롭고, 오래된 슬리퍼를 신고 길을 걸으면서도
마음속 깊이 감사함을 느낀다.
자연스레 흰머리를 끌어올려 뒤로 묶은 나 자신의 모습에서 삶의 편안함을 확인한다.
아무도 아닌 평범한 존재인 것이 왜 두렵고 부끄러운 일인지,
자연스레 변해가는 것이 왜 수치스런 것인지...
오히려 아무도 아닐 때, 아무것도 갖지 않을 때, 그때 내가 나 자신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그때 진정한 친구 또한 만날 수 있다.
그냥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변해갈 수 있을 때 그때 진정한 자유를 알게 된다.
오로지 살아있음을 온전히 느끼는 아름다운 순간들을 누리고 그런 순간들을 늘려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남들이 정한 행복의 기준에서 나의 행복이 찾아지지 않고,
좋은 것을 구해서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면, 나의 행복은 바로 내 안에 이미! 그렇다,
이미 나는 온전하고 행복하다는 걸 알아차린다. 내가 나이기만 하면 된다.
어디서 내가 무슨 일을 하든, 세상이 나를 부르는 이름이 무엇이든,
내가 나이기만 하면 된다. 그걸로 충분하다.
*문숙의 <위대한 일은 없다, 위대한 사랑이 있을 뿐>에서 따온 글.
줄인 내용이 많습니다. 원문으로 확인해 주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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