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신의 그대와 여는 아침

음악FM 매일 07:00-09:00
0819화 순수한 사랑은 상대편의 감정까지도 생각하는 거라고
그대아침
2025.08.19
조회 236
어떤 모임에서 이렇게 말하는 청년이 있었습니다.
"사랑은 순수한 것입니다. 사랑한다면 망설이지 말고 상대를 향해 화살처럼 날아가는 것입니다.
순수한 사랑은 자신의 감정을 감추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까닭에
밀당을 한다는 건 자신의 감정을 속이는 것이니 이미 사랑이라고 말할 수 없는 것입니다."

청년의 말처럼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상대를 향해 화살처럼 날아가는 것이 순수한 사랑일까요?
자신의 감정을 감추지 않는 것이 순수한 사랑일까요? 
내 감정을 속이지 않는 것과 순수한 것은 분명 다른 차원의 것입니다. 
내 마음을 꾸밈없이 보여주는 것을 '순수'라고 착각하지 말아야 할 것 같습니다.
내 마음을 다 보여주는 것은 어쩌면 성숙하지 못하다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내 마음을 감출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내 마음을 적절히 
감추고 상대편의 마음까지 헤아리는 것이 진정한 순수일지도 모릅니다. 
솔직하다는 말은 내 마음에 있는 것을 숨김없이 모두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끝끝내 나만 알고 있어야 할 것들을 인내하며 내 안에 간직하는 것, 그것이 더 
큰 의미의 솔직함인지도 모릅니다. 자신을 감추기 위해 필요한 가면도 있지만 
상대방을 지켜주기 위해 필요한 가면도 있기 때문입니다.

순수한 사랑은 내 감정만 생각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순수한 사랑은 상대편의 감정까지 생각한다고 합니다.
몇 년 전 방송의 다큐멘터리를 통해 새롭게 알게 된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인간이 가면을 쓰는 이유는 단지 나를 감추기 위해서가 아니라
또 다른 나를 갖고 싶은 욕망 때문이라고 합니다.
전적으로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나도 모르는 나, 내게도 낯선 나를
어느 날 문득 만난다는 것은 삶이 나를 위해 감추어놓은 비밀 같은 것인지도 모릅니다.
강연 등 여러 가지 일정으로 지방을 오갈 때가 많습니다.
어두운 들판을 가로지르는 밤기차의 유리창 속에서 어느 날 문득 제 얼굴이 보일 때가 있습니다.
타인처럼 낯설게 느껴지는 나의 모습을 한참 동안 바라볼 때가 있습니다. 
낯선 나의 모습에 소스라치게 놀랄 때가 있습니다.
여러분도 그럴 때가 있으셨는지요? 


*이철환의 <어떻게 사람의 마음을 얻을 것인가>에서 따온 글.
줄인 내용이 많습니다. 원문으로 확인해 주시고
개인SNS등에 그대로 옮겨가지 말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