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신의 그대와 여는 아침

음악FM 매일 07:00-09:00
0701화 내 안에서 문제를 찾고 마음의 식스팩을 만들어가기를
그대아침
2025.07.01
조회 220
점점 후회가 늘어간다. 후회가 되지 않는 순간이 없을 정도로.
완전하지도, 온전하지도 못했던 시간 속에 나를 괴롭히는 시간이 늘어갔다.
깨끗하지 않은 그릇에 담긴 물과 같이, 내 마음도 점점 탁해져만 갔다.
결국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사람은 줄어들었고, 누군가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 주지도 못했다.
지난 시간에 대한 아쉬움과 얄팍해지는 인간관계 속에서 나는 결국 주저앉아 울게 되는 날이 많았다.
좋은 사람도, 좋은 친구도, 좋은 딸도, 좋은 연인도 될 수 없음을 알았을 때
멈추지 않는 눈물을 닦을 여력도 남아 있지 않았다. 
나는 그렇게 내 자신을 괴롭히는 '꼰대'가 되어 갔다.

점점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게 됐다.
그렇게 보고 믿게 된 것들은 단단한 마음의 벽을 만들었다.
마음의 벽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마음에 모서리가 생겼다.
날카로워진 마음의 모서리는 수많은 변명을 만들어 냈다.
'나는 잘하고 싶었는데, 그 친구가...', '나는 잘 지내고 싶었는데, 
그 사람이...' 늘어나는 변명만큼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날이 많아졌다. 
내가 가진 문제들을 다른 사람들에게 돌리자 인생 자체가 통제 불능 상태가 되었다.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문제들은 쌓여갔지만, 풀고자 하는 의욕도 생각도 없었다.
그렇게 눈덩이처럼 불어난 문제들은 결국 내 스스로를 슬럼프의 늪 속으로 던져 버렸다.
생각보다 답은 간단했다. 문제는 나였다.

고대 그리스 로마의 철학자 에픽테토스는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 보여 주는 건 그가 처한 상황들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말은, 그 사람이 처한 상황을 보기보다 그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 나아가느냐를 말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어렵고 이해할 수 없는 문장이 슬럼프에 빠진 나에게 크게 다가왔다. 
모든 문제의 원인을 밖에서 찾는 건 쉽지만, 삶을 위태롭게 만들지도 모른다.
내가 가진 문제점을 내 안에서 찾는 것에서 출발한다면,
삶이 나를 제아무리 흔들어 대도 버틸 수 있는 마음의 식스팩을 얻을 수 있다.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분명 운동을 하는 시간이 늘어갈수록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는 것처럼,
나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통제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은,
운동만큼이나 우리의 마음을 단단하게, 유연하게, 윤택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그리고 희망해 본다. 그런 마음이 쌓여 어제의 시간을, 그리고 오늘의 시간을,
내일의 시간을 후회로 물들이지 않기를.
뚜벅뚜벅 조금씩이라도 앞으로 나아가기를 소망한다.

*서은의 <계절의 위로>에서 따온 글.
줄인 내용이 많습니다. 원문으로 확인해 주시고
개인SNS등에 그대로 옮겨가지 말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