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신의 그대와 여는 아침

음악FM 매일 07:00-09:00
0227금 깊게 호흡하고 가슴은 크게 벌리고, 봄을 품어보세요~
그대아침
2026.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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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가에 한동안 얼어있던 수도에서도 맑은 물이 쏟아진다.
산에 들어서면 골짜기에도 아주 작은 물소리가 들려온다.
어디에서 듣더라도 물이 낮은 곳으로 흐르며 만들어내는 물소리는 봄의 소리 같기만 하다. 
얼마 전에는 옆집 할머니께서 냉이를 캤다며 갖다주셔서 나도 내 집 텃밭에서 자란
봄동 몇 포기를 뽑아 전해 드렸다. 한 움큼의 봄 향기를 주고받았다. 
저녁에 냉이를 넣고 된장국을 끓여내니 식탁에 이른 봄의 냄새가 가득했다. 
양지바른 언덕에 쪼그려 앉아 호미로 냉이를 캤을 할머니를 생각하니 
고마운 생각이 짙어졌다.

집 주변 밭에는 벌써 유채꽃이 피었다.
시 <유채꽃>을 지은 중국의 시인 텐허 생각도 났다. 텐허는
“들판을 메운 청아한 유채꽃이여
 나는 그 한복판에 서서 입을 크게 벌리고 호흡한다”라고 썼다.
물결치는 유채꽃밭을 한 번의 큰 호흡으로 다 품을 수는 없겠지만,
신선한 생명의 곱고 밝은 생명력을 마음에 한가득 채우고 싶은 의욕은
충분히 실감할 수 있을 테다.

봄의 도래와 그 징후를 정밀한 문장을 통해 드러낸 작가로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를 빼놓을 수 없을 듯하다.
그는 개간되지 않은 숲과 초지야말로 우리 삶의 강장제라면서
이런 곳들이 없다면 우리 삶에 활기 또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봄 마중하게 되는 이즈음의 시간을
“폭풍 치는 겨울날에서 조용하고 포근한 날씨로의 변화,
또 어둡고 굼뜨던 시간에서 밝고 탄력적인 시간으로의 변화”를
만물이 선언하는 때라고 했다.

농가에서는 한 해 농사를 위한 준비를 하고, 그리하여 씨앗을 고르는 때이다. 
반면에 논과 밭, 숲과 초지는 겨울로부터 빠져나와 부드러운 변화를 보이는 때이다.
소로는 “겨울의 독기와 더부룩한 기분”을 씻어내는 때라고도 했다.
그렇다면 이때를 사는 우리들도 계절의 변화, 자연의 변화를 겪으면서
마음의 변화를 함께 생각해 보는 일도 좋을 것이다.

*문태준의 <꽃이 환하니 서러운 일은 잊어요>에서 따온 글.
줄인 내용이 많습니다. 원문으로 확인해 주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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