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신의 그대와 여는 아침

음악FM 매일 07:00-09:00
1215월 수많은 고민과 인고의 시간은 우리를 단단하게 만드는 거니까
그대아침
2025.12.15
조회 112
내가 요즘 반지를 만들면서 느끼는 건데 은반지 있잖아.
반지 안쪽을 보면 925라고 적혀있는 걸 확인할 수 있거든?
근데 그게 왜 925냐면 92.5 프로 은을 썼다는 말이라서 925라고 표기한 거라 하더라고.
그 이야기를 듣는데 오래전 그러니까 학창시절 때나 혹은 더 어렸을 때가 생각이 나더라.

우리도 예전에는 그랬잖아. 실수도 많이 하고 돌이킬 수 없는 일도 많고 
실수투성이고 말이야. 그때는 그랬겠지 '나는 왜 이렇게 나 자체로 부족한 게 많을까?'
세상은 왜 나와 이렇게도 다를까 하는 생각 말이야. 지금 그때를 돌아보면
순수하기 그지없던 그때가 티 한 점도 없이 맑고 깨끗하게 보일지도 모르겠지.
지금의 우리야 세상의 수순에 순응해가기 바쁜 여느 현대인들과 다르지 않을 테니까 말이야.
불순물은 순수했던 우리가 점점 변해가는 시간 속 자연스러운 티라고 생각할 테고 말이지.
나는 그래서 '그렇다면 100프로의 은을 사용해서 만들면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는데,
선생님이 그러시더라 그러면 물러서 쉽게 모양이 바뀐다고
그래서 7.5프로 정도의 구리를 섞어서 만들어줘야 한다고.

요즘 나는 그런 생각을 한다. 우리네 인생도 은반지와 같다면 불순물이 정말 내게
나쁜 것들일까 하는 생각 말이야. 나는 결국 그 불순물로부터 단단해지고 
또 강해져서 지금의 내가 된 것일 텐데 그게 마냥 나쁘지만은 않은 법이니까.
네 이야기를 듣다 보니까 요즘 많이 복잡한 것 같더라. 너는 글을 쓰는 
친구니까 항상 좋은 글에 대해 고민하겠지, 좋은 시는 어떤 시고 좋은 글은 
어떤 글이라는 양말이야. 우리의 생각을 항상 어렵게 하는 수많은 고민과 
인고의 시간은 구리처럼 결국 그런 불순물이 우리를 단단하게 만드는 거잖아.

내가 아는 네 모습은 무던하고 느린 걸음으로 꾸준하게 걸어가는 사람이니까
무슨 일을 겪고 어떤 상황을 보내게 되건 그 사실을 잊지 말고 다시 천천히 한번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너는 참 괜찮은 사람이니까. 무슨 일이든 다 잘 될 거다.
밥 잘 챙겨 먹고. 나중에 다시 통화하자.

*이솔로몬의 <엄마, 그러지 말고>에서 따온 글.
줄인 내용이 많습니다. 원문으로 확인해 주시고
개인SNS등에 그대로 옮겨가지 말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