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신의 그대와 여는 아침

음악FM 매일 07:00-09:00
1114금 부정적인 감정들은 재채기하듯 마음의 먼지를 털어 버리자
그대아침
2025.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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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속이 못 견디게 간질간질할 때가 있다. 고개가 뒤로 젖혀지면서 눈을 감고
입을 벌리게 된다. 1초 정도 얼어붙었다가, "에취!" 소리를 내면서 입에서 공기를 뿜어낸다.
이것은 바로 재채기의 과정이다. 그런데 시시각각, 예상치 못한 순간에 우리의 일상을
곤란하게 하는 재채기는 사실 우리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우선 재채기를 하면 속이 시원해진다. 간질거리는 느낌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재채기는 먼지나 꽃가루 등이 코와 목의 점막을 자극하기 때문에 발생하는데,
재채기를 하면 그 불순물들을 거센 날숨에 실어 날려 버릴 수 있어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재채기의 기쁨은 더 있다. 재채기를 하면 쾌락 호르몬이라 불리는 엔도르핀이 분비된다.
이 때문에 재채기를 하면 신나는 일이 생긴 듯 짜릿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미국의 가수 스테판 젠킨스(Stephan Jenkins)는 재채기를 특별히 찬양하는 사람이다.
"재채기와 노을 보기를 제외하면 음악만이 세속적 세상 너머로 당신을 데려간다.
나머지는 다 엉터리다."

음악을 들으면 우리의 마음은 딴 세상으로 빠져든다. 해가 지는 광경을 보는 내 마음도
아름다운 곳으로 여행한다. 재채기도 비슷하다. 엔도르핀 때문이건, 아니면
점막 자극 물질을 제거하기 때문이건, 재채기를 하면 시원하다. 마음이 상쾌해진다.
단, 그래도 소개팅 자리에서는 피하는 게 좋기는 하다.
출퇴근길 지하철에서도 피해야 하고,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면 손수건 등으로
입을 가려야 한다. 바이러스가 무서운 세상이니까. 

그런데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는 재채기도 있다. 몸의 재채기는 몰라도
마음의 재채기는 자주, 마음껏 해도 된다. 내 마음에 들어온 이물질과 불순물은 
일부러 자주 뱉어내는 것이 좋다. 잡념, 미움, 자책, 두려움이 바로 그 나쁜 불순물이다.
부정적인 감정이 나를 지배하기 전에, 그 감정들을 재채기하듯 
당장 날려 버리면 편안하고 행복한 새 세상으로 이동하게 된다. 
마음이 힘들 땐, "에취!" 소리와 함께 힘든 일을 밖으로 내보내 버리자. 
불안과 후회로 간질거리던 마음의 먼지를 툴툴 털어 버리자.

*이정의 <우린 너무 쉽게 불행하고 어렵게 행복하지>에서 따온 글.
줄인 내용이 많습니다. 원문으로 확인해 주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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