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를 옮기거나 수유를 하기 위해 아기를 들어 올릴 때마다
신생아의 연약하고 가벼운 몸을 새삼 실감한다.
목과 무릎 뒤에 손을 넣어 안아 올리는데, 그동안 아기는
아무 힘도 쓰지 못하고 오롯이 나의 두 팔에 의지해 있다.
실수로 약간 휘어지게 내려놓아도 바르게 고쳐 눕지 못하고 그대로인 채.
밤중에 발버둥을 치며 간신히 이불을 걷어차버리면
기온이 내려가도 다시 그것을 끌어 덮지 못하고
그대로 아침을 맞는 아기를 발견한다.
나는 차가운 발을 만지고는 가엽다고 느낀다.
연약함, 아기에게는 부드러운 피부와 천사 같은 미소,
들숨과 날숨이 오르락내리락하는 둥근 배의 운동이 있지만
나는 아기의 가장 근원적인 매력이 연약함이라고 생각한다.
엄마를 피곤하게 하고 그 스스로 역시 고달프지만
연약함 때문에 아기는 더욱 사랑받고 존중히 여김을 받는다.
강해져야 하고 멋있어져야 하는 시대에 역설적이게도 존재하는 그대로,
연약한 그대로 포장 없는 아기.
아기의 아이러니에서 새로운 시야를 배운다.
작고 연약한 것들 속에 깃든 사랑과 아름다움에 머무르는 용기를.
*오은경의 <사랑하는 데 쓴 시간들>에서 따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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