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의 영화음악

음악FM 매일 11:00-12:00
신영음 책선물(2/13~)
2012.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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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룡소 제공, ‘완득이’ 작가 김려령의 신작, <가시고백> 책

(자기도 모르게 남의 물건을 훔치는 주인공 해일의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려낸 소설)




<완득이>, <우아한 거짓말>로 청소년뿐만 아니라, 어른들까지 아우르며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는 소설가 김려령이 2년 만에 새롭게 펴낸 소설이다. ‘천재 도둑놈 쉐끼’ 해일, ‘저것들 미쳤어 미쳤어! 욕에도 스타일이 있다’ 진오, ‘대찬 18세 소녀 대표’ 지란, ‘찰진 짝사랑의 진수’ 다영을 중심으로, 그들 심장 속에 박힌 가시 같은 고백을 하나씩 뽑아내는 가슴 뭉클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타고나게 예민한 손을 지녀, 자기도 모르게 물건을 계속 훔치게 되는 해일과 부모의 이혼으로 또 다른 상처를 받으며 아빠를 마음속에서 밀어내면서도 연민하는 지란, 이성과 감성이 균형 있게 통제되는 진오 그리고 모든 일에 베테랑이지만 사랑에서만은 짝사랑투성이인 다영까지 이렇게 매력적인 십대들이 서로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열어간다.

일곱 살 이후로 도둑질을 해온 주인공 소년의 “나는 도둑이다.”라는 도발적인 문장으로 시작하는 소설은 밀도 있고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이야기를 시종일관 밀어붙인다. 작가 스스로의 응집된 경험 속에서 녹아든 소박하면서도 푸짐하기 그지없는 온기가 이야기에 가득하다.

<가시고백>은 ‘도둑질을 타고난’ 해일, 이혼한 친아버지를 증오하는 지란, ‘만년 반장’이지만 사랑만큼은 늘 짝사랑인 다영 등 10대 주인공들이 자신의 마음속 ‘가시’들을 ‘고백’하면서 스스로 치유해나가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다. 소설 <완득이>가 다문화가정 아이의 마음 상처 치유기라면 <가시고백>은 특이하다고 할 것 없는 ‘보통 청소년’들의 이야기다.

‘가시고백’이라는 책 제목이 무겁고 진중한 소설일 거라는 느낌을 주지만 작가의 유쾌한 입담과 경쾌한 문장이 소설 첫머리부터 그런 선입관을 깬다. 1950~60년대 서점가를 휩쓸었던 조흔파의 <얄개전> 같은 ‘청소년 명랑소설’을 생각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