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의 영화음악

음악FM 매일 11:00-12:00
책선물(10/13~)
2014.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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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금가지 제공, 미스터리 서스펜스 소설 <신의 손>




실종된 여류 작가와 유아 유괴 사건에 얽힌 진실을 흥미롭게 풀어낸 『신의 손』이 출간되었다. 저자인 모치즈키 료코의 데뷔작으로, 전자출판으로 먼저 세상에 나왔다가 독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슈에이샤와 정식으로 계약되어 출간되었다. 수수께끼가 연잇는 흡인력 있는 전개와 복합적인 심리 묘사가 두드러지는 이 작품을 두고 『인간의 증명』의 작가 모리무라 세이치는 “파괴적인 재능의 등장에 놀라울 따름이다”라고 극찬했다. 저자는 미술품 범죄 사기란 소재를 재치 있는 필치로 풀어 나간 『대회화전』으로 제14회 일본 미스터리 문학 대상 신인상을 수상하였으며, 묵직한 소재를 섬세하고 감성적인 필치로 그려내는 것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악마적 재능을 지닌 작가의 실종과 유아 유괴 사건에 얽힌 진상은?
소설가의 어두운 심연을 섬세한 필치로 그려 낸 걸작 미스터리 서스펜스

모치즈키 료코는 강렬한 마성을 지닌 작가 지망생에 얽힌 비밀을 서스펜스적인 기법으로 시종일관 긴장감 있게 풀어 나간다. 어느 날, 문예 잡지의 편집장인 미무라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온다. 전화를 건 사람은 고베에서 내과 의사로 근무하고 있는 히로세라는 사람으로, 담당 환자 한 명이 돌연 제법 높은 수준의 소설을 쓰고는 미무라에게 전해 달라고 했다는 이야기를 한다. 다카오카 마키라는 그 환자의 이름은 낯설었지만, ‘녹색 원숭이’라는 소설 제목을 듣는 순간 미무라는 충격에 휩싸인다. 과거 그와 밀접한 관계였던, 그리고 현재는 실종 상태인 작가 지망생 기스기 교코가 쓴 작품과 동일한 제목이었기 때문이다. 미무라와 직접 만나게 된 다카오카 마키는 기스기 교코만이 할 법한 말씨나 행동으로 미무라를 혼란에 빠뜨린다. 결국 미무라는 히로세와 직접 만나 다카오카 마키와 기스기 교코 사이의 접점을 찾아내려 나선다.
한편으로 『신의 손』에서 또 하나의 축을 이루고 있는 것은 기자인 미치코가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미결 사건이다. 3년 전, 고베에서 연이어 아이들을 납치하는 사건이 발생하지만 끝내 마지막 피해 아동은 발견되지 못했고, 피의자가 있었지만 뚜렷한 증거가 없는 상황이었다. 남은 것은 피해 아동들이 있던 현장에서 ‘손이 아름다운 여성’이 목격되었다는 단서뿐. 이 사건의 실마리가 실종된 작가 지망생에 얽힌 미스터리와 이어지는 순간, 이야기는 가속도를 얻고 충격적인 결말을 향해 치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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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공사 제공, 베른하르트 슐링크의 <책 읽어주는 남자>

케이트 윈슬렛 주연 영화 <더 리더> 원작 소설.




프랑스 레지옹 도뇌르 훈장·로르 바타이옹 상, 독일 한스 팔라다 상·디 벨트 문학상,
이탈리아 그린차네 카부르 상, 일본 마이니치신문 특별문화상, 남아프리카공화국 부케 상!

“책 읽어주기, 샤워, 사랑 나누기, 그리고 나란히 누워 있기……
내가 책을 읽어주는 것은 그녀에게 이야기하는
그리고 그녀와 이야기하는 내 나름의 방식이었다.“_본문에서

열다섯 살 소년 미하엘은 하굣길에 심한 구토를 일으키고, 우연히 길을 지나던 서른여섯 살의 여인 한나의 도움을 받게 된다. 미하엘은 감사 인사를 하러 그녀를 다시 찾아가고 두 사람은 서로에게 강한 끌림을 느끼며 세상에 밝힐 수 없는 비밀스러운 연인이 된다. 한나는 미하엘과 사랑을 나누기 전에 그에게 책을 읽어달라고 말한다. ‘책 읽어주기, 샤워, 사랑 행위 그러고 나서 잠시 같이 누워 있기.’ 어느새 이것이 두 사람 만남의 의식이 되어간다. 《오디세이아》 《에밀리아 갈로티》 《전쟁과 평화》 등 미하엘이 한나에게 읽어주는 책의 수는 늘어가고, 사랑이 깊어갈수록 한나의 알 수 없는 불안감은 커져만 간다. 그러던 어느 날, 한나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남겨진 소년 미하엘은 한나에 대한 자신의 사랑이 진정이었는지, 반대로 자신에 대한 한나의 사랑 역시 진정이었는지에 대한 지울 수 없는 마음의 불신을 갖게 된다.

8년 후 법학을 전공하는 대학생이 된 미하엘은 법정에서 나치 전범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한나와 우연히 만나게 된다. 재판이 진행되면서 미하엘은 한나가 필사적으로 숨겨온 충격적인 비밀을 알아차리고 커다란 혼란에 빠진다. 미하엘은 그 비밀이 한나의 죄를 경감시켜줄 것을 알면서도 세상에 말하지 않는다. 그리고 끝내 한나는 종신형을 선고받게 된다.
이후 법학자로서 살아가며 무기력증에 시달리던 미하엘은 한나를 지켜주지 못한 괴로운 마음을 달래기 위해 밤마다 카세트테이프에 책을 녹음하기 시작한다. 그 카세트테이프는 감옥에 있는 한나에게 전달되고 이 새로운 의식은 한나가 사면될 때까지 계속된다. 그리고 마침내 사면되던 날 아침 한나는 스스로 목을 매달아 죽은 채로 발견된다. 그녀가 남긴 유품들을 정리하던 미하엘은 자신의 고등학교 졸업 사진이 실린 신문 기사를 발견하고 눈물을 삼킨다. 한나는 그와의 첫 만남 후로 한 번도 그에 대한 사랑을 가슴에서 내쫓지도 손에서 놓지도 않았던 것이다.

누구에게도 밝히고 싶지 않은 비밀 때문에 나치 수용소의 감시원으로서 살인을 저지르고, 게다가 자신이 저지르지 않은 죄까지 뒤집어쓴 한나는 어찌 보면 전쟁에 이용당하고 유린당한 한 개인에 지나지 않는다. 법의 이름으로 그녀를 심판하고 그녀에게 종신형을 선고하며 손가락질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녀를 향해 손가락질하는 사람들 역시 그녀가 저지른 죄과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개인사적인 사랑 이야기와 정치적인 갈등, 그리고 심리적이고 철학적인 문제 등 인간사의 복잡한 양상이 하나의 파노라마처럼 전개되는 이 소설은 미하엘과 한나의 관계를 중심으로 그려진 죄와 책임의 문제를 통해 진정한 과거사의 청산이란 무엇인지 조용히 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