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토 벽돌에 새긴 유언, 청주 낭성면의 단비가 되다
단비와도토리
2026.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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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근아, 네가 이 학교를 이어가 주면 안 되겠니..."

서른아홉, 꽃다운 나이에 암으로 먼저 하나님 품에 안긴 민소영 집사님이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유언이 아니라 간절한 '기도'였습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쌍샘자연교회를 섬기던 민상근 집사님은 대학 졸업 후, 경기도 의정부에서 번듯한 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하였습니다. 그곳에서 부족함 없는 삶을 살던 민상근 집사님 부부. 그들에게 누나의 이 한마디는 인생의 항로를 송두리째 뒤바꾸는 하나님의 부르심이었습니다. 편안한 교단과 보장된 노후를 뒤로하고 부부는 누나가 그토록 사랑했던 아이들, 그리고 그 꿈이 머물던 청주 낭성면의 작은 마을 호정리 '쌍샘자연교회'로 다시 내려왔습니다.

■ 직접 빚은 황토 벽돌, 그 속에 담긴 눈물
낭성면에는 마을 사람들이 직접 지은 '봄눈 도서관'이 있습니다. 돈이 없어서, 마을 사람들이 직접 황토흙을 사다가 벽돌을 찍고 그늘에 말려 한 장 한 장 쌓아 올린 눈물의 성전입니다. 민상근 집사님은 지금 그 도서관 2층 작은 방 하나를 교실 삼아 아이들을 가르칩니다.

벽돌 한 장마다 누나의 숨결이, 그리고 쌍샘자연교회 교인들의 기도가 배어 있는 그곳에서 집사님은 낮에는 아이들의 선생님으로, 주 2회는 9살, 5살 어린 자녀를 먹여 살리기 위해 고등학교 방과후 체육 교사로 뛰며 생계를 이어갑니다. 남들이 보기엔 '내려놓음'이 아니라 '고생길'이라 하겠지만, 집사님은 아이들의 눈망울에서 누나가 보았던 그 천국을 봅니다.

■ 사라지는 아이들, 그러나 멈추지 않는 학교
한때 30명이 넘던 이 시골마을 아이들이 진학을 위해 도시로 떠나가고, 이제 마을엔 단 6명의 아이만 남았습니다. 하지만 집사님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갈 곳 없는 조손 가정 아이들, 다문화 가정 아이들, 그리고 공교육의 높은 문턱에서 상처 입고 마음을 닫아버린 '정서 위기' 청소년들을 품었습니다.

그렇게 6년을 이름도 없이 위탁 교육으로 헌신한 끝에, 지난 2026년 3월, 드디어 '단비학교'가 정식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개교 당시엔 막막했지만, 하나님은 매달 한 명씩 신입생을 보내주셨고 지금은 세 명의 귀한 생명이 이곳에서 치유와 배움을 얻고 있습니다. 이 무모해 보이는 사랑에 감동한 12명의 선생님은 무보수로 기꺼이 수업에 동참하고 계십니다.

■ 영부인도 감동한 낭성면의 작은 기적
이 소박하지만 뜨거운 이야기는 담을 넘었습니다. 지난 2025년 12월에는 김혜경 여사께서 직접 학교를 방문해 아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며 눈을 맞추셨습니다. 작은 마을의 아이들이 영부인과 함께 그림을 그리며 다시 웃음을 짓던 그 순간을 잊을 수 없습니다. 단비학교는 이제 세상에서 밀려난 아이들이 숨을 고르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영혼의 도피처'가 되고 있습니다.

■ 제작진에게 전하는 간곡한 부탁
민상근 집사님은 지금도 낡은 도서관 교실에서 아이들의 일기를 검사하며 행복해하십니다. 체육 교사의 모든 경력도, 안정적인 지위도 다 내려놓고 '누나의 꿈'을 '하나님의 비전'으로 완성해가는 이 남자의 순종을 꼭 세상에 들려주십시오.

성공만을 말하는 이 시대에, 가장 낮은 곳에서 황토 벽돌을 찍어 학교를 만드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 승리인지를, <새롭게 하소서>를 통해 증명해 주시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2026년 5월, 낭성면의 작은 기적을 곁에서 지켜본 임광언 집사가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