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아침의 기도

6월 15일 내 영혼의 걸레질
2008.06.13



넓은 예배당
낯설기만 한 청소기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손으로 걸레 빨아
찬송가 불러가며 바닥을 닦는 여든 넘은 할머니
힘이 부쳐 잠시 쉴 수도 있겠다마는
시작부터 끝까지
한 번의 여유를 허락하지 않는 그 여유로움에 무언가를 깨닫게 됩니다.
난 내 영혼에 이토록 걸레질을 하였던가.

나이가 먹으면 먹을수록
세월의 흔적이 아름다운 무늬를 남기고
그 사이에 꽃핀 수많은 추억이
내 나의 인생을 말하게 하지만
그 내면에 감추어진 영혼을 가꾸기 위해
나는 얼마나 걸레질을 하였는지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언제나 허드렛일로 여겨졌던 그 걸레질이
내 손에서 해결되지 않고
누군가의 도움으로만 가능한 것은
내가 그토록 그 거룩한 일에 소홀하였다는 것이겠지요.
지저분한 걸레를 손에 잡기 힘들어 하는 것
그것 내 영혼의 궁핍함에서 묻어 나온 인생의 때일 터인데
손에서 걸레를 놓고
스스로를 외면하며 영혼을 포기한 우리의 모습이
당신의 어께를 또 무겁게 내리누르겠지요.
당신의 그 손바닥은 다시금 아려오겠지요.
주여, 우리의 죄를 도말하소서.
하여, 다시금 스스로의 영혼에 걸레질을 하며
새롭게 거듭나기를 소원하는 생의 노력이 있게 하소서.

오늘도 그 어디에선가는
찬송가를 구성지게 흥얼거리며
스스로의 인생에 걸레질을 하는 거룩한 어머니의 사랑이 베풀어지겠지요.
오늘도 내 마음 한 구석에서
하늘의 노래를 부르며
내 나의 영혼에 걸레질을 하는 주님의 그 사랑이 베풀어지겠지요.
나도 주님과 같이 손에 걸레를 들고
순결을 향한 순례를 행하기 원하옵니다. 나의 삶을 이끄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