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아침의 기도

5월 28일 수직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2008.06.04



숲을 지나기 위해서는 길을 찾아야 하지요.
높게만 뻗어있는 세상의 질서 안에서
지평을 열어 나를 인도하시는
평탄한 길을 밟기 원하오니
주여, 나에게 그 길이 되어 주소서.

높게만 자리한 사람들 사이를 헤집고 나와도
그 것 보다 더 높은 현실의 장벽 앞에
또 한 번의 좌절을 경험하고
식상할 정도로 익숙해진 이념들이지만
내 안에 평등은 사라지고 자유는 비상할 힘을 잃었으니
내가 걸어갈 수 있는 길을
어디서 물어 보아야 하나이까.
주여, 나에게 그 길이 되어 주소서.

땅을 근간으로 하늘에 도전하는 사람들,
그 사람들에게 순치되어 가는 사람들,
그 시대와 통정하는 사람들,
그 가운데서 그저 그렇게 살아가는 나의 삶,
어디에 깃들어 살아가야 할지 몰라 방황하는 나에게
당신은 찾아와 주셨고
나로 함께 하는 상생의 지혜를 허락하셨으니
이제 저는 길을 찾아 떠나려 합니다.
주여, 나에게 그 길이 되어 주소서.

땅으로부터 높이 올라간 자리가 아니라
하늘로부터 낮게 내려간 자리에서,
고개를 쳐든 교만함의 자리가 아니라
허리를 굽힌 겸손함의 자리에서,
나의 삶이 고스란히 담긴 신실한 열정을 가지고
당신의 길에서 밟아온 일리(一理)를 발견하며 살아가길 원하오니
주여, 나에게 그 길이 되어 주소서.

내 눈 앞에 장벽을 이룬 그 견고함을
당신의 눈으로 바라보며
무엇이 진정한 삶의 목적임을 다시금 깨닫기를 원합니다.
비운 마음으로 주눅 들지 않고
건강한 철학을 품는 기쁨을 살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