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아침의 기도

4월 12일 뜨거워진 봄의 열을 식히기 위한 마음으로
2008.04.11


자연을 외면한 사람들의 차가운 마음이
지구로 감당치 못할 열을 발하게 합니다.
빙하가 녹아 땀으로 흐르고
바닥을 드러낸 호수는 메마른 지구의 입술을 보는 듯 합니다.
식지 않은 이 열기
언젠가 죽어 싸늘해질 날을 바라보는 절망을 토하게 하니
주여, 뜨거워진 봄의 열을 식혀주소서.

너무나 많은 것을 태워
이제는 태울 것이 없어 고민하는 세상,
너무나 많은 것을 태워
이제는 그 열을 감당하기 힘들어 하는 세상,
태우고 태워 모든 것은 사라지고
남아있는 것, 고열로 병들어 죽어가는 지구의 신음뿐이니
주여, 현기증이 일도록 솟아오르는 아지랑이의 노력을 식혀주소서.

굳어있기만 하던 기름덩어리가
봄의 기운을 받아 흘러내려
태안 사람들의 짙은 시름을 자아내듯이,
일찍 꽃 피우도록 노력한 사람들의 만용이
살아있는 모든 것으로 이른 더위에 한숨을 자아내게 하오니
주여, 창조에 깃든 하나님의 영으로
주체할 수 없이 솟아오르는 이 열기를 식혀주소서.

봄날을 위해 마련된 따사로운 형용사들은
도리어 더위에 신음하고 있는 만물들에게
지친 갈증을 북돋워주는 고된 고역이오니
자연을 고백하는 사람들의 마음도
이제는 모든 것이 부담감으로 밀려들고 있사오니
주여, 봄날의 기운을 지키지 못한 이 사람들을 용서하여 주소서.

기도가 한탄으로 변하여
메마른 탄성을 자아내도록 하는 이 때에
주여, 주님의 사람들로 신음하고 있는 이 지구위에
헤르몬 산에서 흘러내린 생명수에 수건 적셔 그 열기를 식히소서.

지극히 작은 사람들의 무모함이
창조의 질서를 깨뜨리고 있는 이때에
죄책감 어께에 지고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