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내내 벚꽃나무 가지를 부러뜨려 봐도
그 안에 자리한 것은
사람들의 조바심으로 꺾인 아쉬움뿐이었는데
지금 내 눈앞에 펼쳐진 화사한 벚꽃들은
주님의 봄날을 미소 짓게 합니다.
주여, 나로 숨겨진 꽃들을 피어내는 인생의 봄날을 허락하소서.
아스팔트의 황량함을 일깨워 봄 길을 만들고,
사람들로 길 걸으며 길을 사랑하게 하고,
하여, 한걸음 한걸음의 수고를 아끼지 아니하는 여유로운 기쁨을
주님의 사랑을 품고 작렬하는
봄 햇살의 축복가운데 누리게 하시니
나로 이 계절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나이까
주여, 나를 벗어나
내 나의 삶의 배경을 그리는 봄날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주님의 영이 깃든 세상의 모든 것들을 사랑하고자 합니다.
주여, 나로 숨겨진 사랑을 피어내는 인생의 봄날을 허락하소서.
바람의 세기를 거스르지 않고
그저 바람이 부는 대로 바람이 이끄는 만큼 날아가
작은 자기 키 만큼의 세상을 덮어
가난한 사람들로 푸른 초장을 만들어주는 벚꽃의 아름다움처럼
나도 주님이 이끄는 대로 흘러가
내가 필요한 곳에 아름다움으로 자리하고 싶은 마음에 가슴이 설레입니다
주여, 나로 숨겨진 마음을 꽃피우는 인생의 봄날을 허락하소서.
한 때 화려하게 피었다가
이내 가벼운 바람에 사라져 버리는 벚꽃의 모습처럼
나에게 찾아온 인생의 화려함을 지키기 위해
지친 하루 하루의 생활을 연명하기 보다는
잠시 잠깐의 기쁨으로도 자족하며
가벼운 자유로움으로 인생을 비행하는 기쁨을 살고자 합니다.
주여, 나로 꽃처럼 피었다가 꽃처럼 지며 자유를 누리는 삶을 살게 하소서.
이렇게 아름다운 봄날도 언젠가는 여름의 열정에 밀려나겠지요.
내가 살고 있는 지금 이 봄날이
시간의 흐름에 순응하며 사람을 살리는 나의 마음이게 하소서.
내 나의 삶에 새로운 봄 날을 꽃피우게 하시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새아침의 기도
4월 10일 피어나는 벚꽃나무를 바라보며
2008.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