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것을 어머니 대지 위에 심으시고
하늘의 사랑 봄 비에 담아 그 위를 적시어
새로이 생명을 자라게 하시는 주님의 섭리에
땅에 뭍 인 삽자루에 기대어 그저 감사함으로 기도합니다.
나의 삶도 주님의 사랑위에 그렇게 심으소서.
사람들의 굶주린 뱃 속 도 채워야하고,
여유로운 한 날의 풍경을 사랑하는 자의 그늘도 되어 주어야 하고,
갑작스레 추워진 저녁 내내
한 겹 옷으로 버틸 힘 없는 사람들의 따뜻함도 되어주어야 하는데
뿌리 한번 내리지 못하고 뽑혀져 버리는 그러한 삶이 되지 않도록
나의 삶도 주님의 사랑위에 그렇게 심으소서.
가지 끝자락에서 일어나는 생명의 축제에
나도 초대하여 주사
파아란 새싹으로 움터나는 봄의 기쁨도,
열심히 나무를 살리는 여름의 노력도,
하나 둘 씩 떠나는 낙엽들의 빈자리 지켜가며
탐스러운 열매를 일구어내는 가을의 안타까움도,
하이얀 눈으로 자기를 감추고 한 사람에게 겨울을 알리는 그 마음도,
풍요로운 빈곤에 지쳐있는 나로(에게, 도) 누릴 수 있도록
나의 삶도 주님의 사랑위에 그렇게 심으소서.
홀로 서있는 저 가로수들도
보이지 않는 어머니 대지 안에서는
뿌리로 몸을 섞어 서로의 위안이 되겠지요
쉬이 뽑혀 버려지지 않도록
서로의 뿌리를 부여잡고 통곡하는 애절함이 있겠지요
아무도 모르게 태연한 척 하다가
어려울 때 하나 되어 약탈자들로 곤욕을 치르게 하는 통쾌함도 있겠지요.
베어지지만 그 손은 놓지 않는 간절한 사랑이 있겠지요.
나의 삶도 주님의 사랑위에 그렇게 심으소서.
누군가가 필요한 하나의 나무로 심겨지길 원하나이다.
주님이 지고 간 고통의 십자가가 아니라
바위를 쳐 샘을 터뜨리는,
하여 많은 사람들의 메마른 갈증을 해갈시켜주는 생명의 나무가 되길 원하나이다.
나의 삶도 주님의 사랑위에 그렇게 심으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새아침의 기도
4월 5일 그렇게 심으소서.
2008.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