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아침의 기도

4월 1일 봄으로 가난한 삶을 위로하기 기도하며
2008.03.28


동그란 시계 안에 무수히 놓여있는 숫자들의 자리를 스쳐
쳇바퀴 돌 듯 이를 수없이 하지만
몇 장 안 되는 달력을 넘기는 기분은 왜 그리 설레이는지요.
시계 안에 갇혀 치열하게 살던 사람들이
달력을 뜯어가며 새 날이 시작되었다고 기뻐합니다.
이 가난한 사람들의 삶을 위로하소서.

복잡한 숫자 계산에 하루가 가는 줄도 모르게 일에 빠져 살다가
연속극의 뻔한 줄거리에 눈물을 흘리고,
함께 할 수 없는 그들만의 놀이를 보여주는 뉴스를 보고 씁쓸해하며,
괜한 편들기 놀이에 상처만 입고,
하지만 한 가족이라는 생각에 슬픈 일에 비통해하고
기쁜 일에 기뻐하는
이 가난한 사람들의 삶을 위로하소서.

순수하기라도 하면 좋으련만
아이의 마음을 가지지 못한 어른들의 유치함이
이 가난함을 아름답게 꽃피우지 못하고
누군가의 가슴을 여미게 하고 있으니 이 어찌하리이까.
점점 더 몸서리치게 추워지는 겨울의 세상에
당신의 따뜻한 사랑의 기운이 맴돌기 원합니다.
시집간 딸을 위하여 아랫목에 불 지피우고
따뜻한 밥 한 그릇 이불에 덮어놓고 기다리는 어머니의 마음,
자식을 사랑하는 그 어머니의 마음,
품을 떠난 딸의 봄날을 기다리는 어머니 봄의 마음,
그 마음으로
이 가난한 사람들의 삶을 위로하소서.

산을 올라가면서 정상을 바라보는 사람들,
산을 내려가면서 바닥을 바라보는 사람들,
인생을 살면서 성공의 가도(街道)를 걷는 사람들
인생을 살면서 실패의 좌절을 겪는 사람들
허나 모두가 하나님의 산(山)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오니
그 어느 누구에게도 기울어지지 않는 주님의 사랑의 무게가
봄 날의 축복으로 임하여
그들의 삶이 향내내는 향기로 말미암아
사랑하는 사람들이,
인생의 기회들이 나비처럼 날아들게 하소서.
내가 살아가는 산(山)이 되신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