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아침의 기도

3월 30일 홀가분한 마음 간절하여
2008.03.26


홀가분한 마음 간절하여 기도합니다.
색은 진해야하고,
맛은 강해야하고,
힘은 세야했던 젊은 날이 그립기만 하던 어느 날,
사람은 많아야 하고,
목소리는 커야하고,
미지근한 것이 죄였던 젊은 날이 그립기만 하던 어느 날,
나의 생각 속을 운행하시는 하나님의 영으로 철들고 다시 생각해보니
그 때는 그 모든 무게를 감당할 자유가 있었으나
지금 나는 한 교회에 목사로,
가난하지만 열심히 산 나이가 만들어 놓은 사회적 지위로,
한 집에 아버지로, 남편으로,
너무나도 무거운 짐을 지고 살아가고 있음을 바라봅니다.

홀가분한 마음 간절하여 기도합니다.
나의 피부를 그을리게 하리만큼 뜨거운 햇살에서 생명을 느끼고,
살을 에는 듯한 추위에 도전하는 객기로 힘의 건재함을 자랑하고,
모든 변화 앞에 올곧게 살아야 한 다는 진리에 대한 사명감이
내 믿음의 자랑이었던 젊은 날이 그립기만 하던 어느 날,
나의 생각 속을 운행하시는 하나님의 영으로 철들고 다시 생각해보니
세상을 사랑하는 당신의 품안에는
모든 것이 가볍게 깃들어
존재감만으로 스스로를 알리는 봄날의 아름다움과
떠나가는 흔적들 사이로
풍요로운 결실을 남기 우는 가을날의 여유로움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주여, 홀가분한 마음 간절하여 기도합니다.
바람을 가르며 빠르게 질주하는 지금의 삶이 아니라
스치는 바람에 깃들어서 사는 홀씨의 자유로움을 느끼며 살아가는 여유가 있게 하소서.
굽은 길을 향해 길 여행을 나설 때에는
사랑하는 아내와 나눌 소박한 이야기를 준비하고,
밝은 날 끝내지 못할 일이 있다면
낮에 잠시나마 단잠을 청하고
저녁의 고요함과 벗 삼아, 깨어 꿈을 꾸는 기쁨을 누릴 생각에 가슴이 설래이고,
가끔은 벽에 걸린 시계에 곡기를 끊고 휴대폰에 재갈을 물려
내 마음에 고요함을 찾는 평안함을 누리게 하소서.

가진 것도 없는데 그 가난함이 더욱 바쁘게 하는 웃지 못 할 세상에서
홀가분한 마음 간절하여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