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청명함으로 나의 안식처가 되어주는 이 새벽,
시간이 지나 모든 것이 환해지고
사람들의 분주한 일상의 배경이 되어주는
따사로운 축제의 시간에서도
지금으로 다시금 돌아오고 싶은 것은
매일 반복되는 이 시간과 함께
새로이 거듭나고픈 바램이오니
화려한 계절의 변화조차 위로하지 못하는 이 마음을
주여, 위로하여 주소서.
가벼운 날개 짓에 바람을 실고
자유로운 곡예로 여유를 부리는 나비의 비상을 부러워하는
새벽 마음을 등진 모든 사람들에게
거듭난 하루를 비상할 수 있는 생의 기쁨을 누리며 살도록
가난한 사람들의 하루에 깃들어 주소서.
봄 녘 들판에 아름다운 향기로
사람들의 마음은 설레어지고,
눈에 보이지 않는 기대의 실상들이 가득할 것만 같은
자연의 품안에서
당신의 신비함을 바라보길 기도하고,
봄을 품은 이 모든 사소함으로
하루하루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모든 것을 비워 봄의 당신으로 피어날 수 있는 기쁨을 허락하소서.
아무도 알아주는 이 없지만
피어있는 그 곳에서 봄을 알리는 그 마음으로
내 나의 존재를 알아주지 않지만
나의 이유가 되신 부활의 당신을 전하는 봄의 사람이 되게 하소서.
아주 낮은 곳에 피어나 자신을 드러내기 보다는
봄의 향기를 전하는 민들레의 사랑처럼
나의 하루도
나를 드러내기에 정신없이 살아가는 피곤함이 아니라
당신과 당신을 향한 내 나의 사랑에 깃든 봄의 향기를 향내 내는데
가난한 오늘 하루를 바치는 자유가 있게 하소서.
봄이지만 그 계절의 음성을 듣지 못하는 이 세상에
가벼운 미소를 사랑에 담아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전하여 주시는
나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새아침의 기도
3월 27일 봄을 살아가며
2008.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