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아침의 기도

3월 21일 나의 자아를 십자가에 못 박으며
2008.03.19


살아있어서
스스로를 생명이라 자랑하는 나의 일부를 내려놓습니다.
힘이 있기에 저항도 할 수 있고
욕을 하는 방종도 부릴 수 있지만
나의 삶을 사랑하기에 그 모든 것 내려놓고
주님을 향한 기도에 깊은 한 숨 깃들여 봅니다.
사는 것이 사는 것이 아닌 지금의 시간,
진정으로 내가 사는 것이 무엇인가.
비대하게 살찌워진 나의 안락인가,
가득 채워 더 이상 채울 공간이 없는 여유의 부재인가.
모든 것을 편리하게 만들었던 물질의 축복인가.
가진 것을 지키려 포기해야 했던 자유인가.
주여, 나로 당신의 길을 걸으며
새로운 생명을 간구하는 지혜를 허락하소서.

내가 나를 살려서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내가 너를 살려서 나도 같이 살아갈 수 있는 삶,
내가 나를 만족시켜서 내가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너를 만족시켜서 나도 같이 만족할 수 있는 삶,
내가 나를 배불려서 내가 배부른 것이 아니라
내가 너를 배불려서 나도 배부를 수 있는 삶,
주여, 나를 죽여 너를 살리고
너를 살려 나를 살리는 기쁨의 삶을 살게 하소서.

나를 살리기 위하여 당신을 포기하셨던 주님.
호산나 다윗의 자손이여!
인생의 달콤한 기쁨을 뒤로하고
스스로를 십자가에 못 박았던 주님을 생각하며
죽었던 내가 부활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여 봅니다.
지친 삶에 생기를 불어넣고
잊혀진 가치들을 다시금 살려낼 수 있는 것,
그것 다름 아닌 나를 죽여 너를 살리는,
하여, 다시금 나를 살리는 십자가의 영광이오니
나로 그 십자가 지며
주님의 뜻이 깃든 사랑과 용서를 세상에 베풀고
하루 하루 나를 죽여갈 수 있는 주님의 사람이 되게 하소서.

죽기 전에 죽어
죽을 때 죽지 않으셨던 부활의 주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