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삶을 통하여 가난을 가르쳤던 주님,
그 가난함으로 하나님 나라를 그리셨던 당신의 그 영감이
피상의 세계가 만들어 기준으로 말미암아
하나 둘 씩 사라져가고 있는 이 세상을 용서하소서.
당신이 가진 영감으로 삶을 살 수 있는
당신의 사람이 되게 하소서.
어느 시인의 노래처럼
모든 아픔을 훌훌 털어버리고
살아온 질곡의 세월을 소풍과도 같았다고 고백할 수 있는
가난한 삶의 영혼을 품게 하소서.
외롭게 살다가
외롭게 죽을 가난한 영혼의 빈터에
당신께서 허락하시는
높이에 대한 이상과
깊이에 대한 진지함과
넓이에 대한 겸손함을 담아 주사
하늘을 비상하는 새의 여유로움으로
소풍과도 같은 삶을 살게 하소서.
비록 그 날이 내가 죽는 다음날 찾아오리라는
시인의 기대를 마음에 담아보지만
이것이 아쉽지 않은 것은
하나님 나라에 대한 소망이
나로 하여금 한 마리 새와 같이
저 높은 곳을 향하여 비상하게끔 하오니
주여, 모든 것을 비워서 더 가치 있는 것을 담을 수 있는
세상의 가난한 영혼들의 삶에
당신을 닮을 수 있는 삶의 거듭남이 있게 하소서.
치열함 가운데
아슬아슬하게 외줄을 타고 살고 있는 우리네를
당신의 그 크신 사랑으로 위로하사
한 마리 새의 비상과
그것을 보며 이상을 품을 수 있었던 시인의 마음으로
새로운 삶의 변화를 이루게 하소서. 가난하신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자기스러움을 찾기 위한 기도 (9월 10일)
모든 것이 스스로의 색깔을 드러내는 계절
자기스러움으로 당신의 형상을 나타내시는 이 아름다운 계절이
나에 대한 당신의 사랑고백임을 깨닫사옵니다.
나도 당신과 같은 사랑의 크기를 갖게 하소서.
나를 사랑하기 위하여
당신의 형상으로 나를 빚으신 하나님,
한 아이의 아버지가
자기의 모습과 닮아가는 자식의 성장을 바라보며
그 사랑함이 더할 수밖에 없듯이
당신과 닮아가며 성장하는 나를 바라보며
나에 대한 당신의 사랑이 더욱더 커져감을 깨닫사옵니다.
사랑의 자녀로 커가는 나를 발견하는 새로움을 경험케 하소서.
이 가을날, 당신을 묵상하며
당신의 사랑이 그 끝을 헤아릴 수 없고
그 색깔을 헤아릴 수 없었던 것은
모든 것을 한계 지워놓고
모든 것을 집중하기 위하여 좁은 틀로만 바라보려고 했던
우리의 무지함 때문인 것을 깨닫사옵니다.
당신의 사랑은 색깔로 정할 수 없고
당신의 사랑은 크기로 정할 수 없는,
논리의 목발을 집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깨달을 수 없는,
신비로운 것임을
신비로운 가을의 모습을 통하여
새로이 알게 됩니다.
자기의 고유함을 드러내는 가을의 정취와 같이
당신의 형상을 닮은 내 나의 자기스러움으로
그토록 헤아리고 싶었던 당신의 사랑을 느끼게 하시는 하나님.
그 사랑을 사모하기 위하여
스스로의 자기스러움을 찾아가며
이로써 당신의 향기를 드러낼 수 있는
당신의 사람이 되게 하소서.
세상의 모든 것을 창조하시고
그것들로 하여금 자기스러움을 갖게 하신 하나님.
이 가을날, 당신을 찬양합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새아침의 기도
가난한 삶의 영혼을 위한 기도 (천상병의 詩 ‘새’에 대한 묵상) (9월 9일)
2007.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