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한 자의 편에서
강함의 쓸모없음을 일러주시고
약함이 더 나은 강함임을 가르치신 주님.
하지만
약함을 지니고 살기에 너무나 아픈 현실에 놓인
당신의 딸들을 도와주소서.
사랑인줄 알았던 지극한 관심이
나의 삶을 억누르는 집착임을 알았을 때도
사랑하는 그 마음 편치 않도록 기도하였습니다.
주여, 사랑으로 이기게 하소서.
처음으로 나에게 잔인한 말로 마음을 아프게 한 날
그리하여 그 말이 나의 귀를 막았을 때도
아무것 듣지 못하는 공포가운데서도 기도하였습니다.
주여, 긍휼히 여겨 주소서.
술에 취해 들어온 남편에게 처음으로 쓴 소리를 한 그 날
목을 조르는 그의 눈을 보며 죽음을 생각하였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기도하였습니다.
주여, 저 사람에게 내가 사람입니까?
내가 사람이 아닌 동물로 보이기 시작한 그날
손바닥으로 얼굴을 때리고
발로 배를 차는 그를 보며 생각하였습니다.
아무런 저항 한번 하지 못하고
얼굴이 방구석에 처박힌 모습을 보며 생각하였습니다.
아내라는 이름이 나의 것인가.
사람이라는 이름이 나의 것인가.
그냥 두렵기만 한 그 순간이 벗어났으면 좋겠다는 결론밖에 없었습니다.
스스로가 사람이길 포기하고 있었습니다.
그저 폭력의 힘에 손과 발이 묶여
동물처럼 남편의 삶에 끌려 다니는 노예였습니다.
주여, 약함을 사모하기엔 너무나 아픈 이 현실을 외면하지 말아주소서.
이 세상에서 사람의 삶이 아니더라도
당신의 딸이 되는 것만은 포기하고 싶지 않사오니
이 간절한 맘 헤아려 주시사 고통에서 자유롭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새아침의 기도
매 맞는 여성을 위한 기도 (8/6,월)
2007.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