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에 달리신 주님,
당신께서 지으신 피조 세계가 고통으로 신음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의 안위와 편리를 지속하기 위해
모든 피조물들의 고통을 애써 외면하고 말았습니다.
고통과 아픔을 회피 하지 않으신
주님의 십자가를 부끄럽게 한 우리들입니다.
전쟁, 폭력, 혐오, 차별, 이기심, 탐욕, 과소비, 무절제, 무관심, 나태, 독선…
이러한 우리의 숱한 죄악의 모습을 고백하오니
주여, 부디 용서하여 주소서.
당신께서는 우리를
당신의 고통을 기억하는 백성으로 부르셨습니다.
그러나 역사의 어두운 기억들 앞에서
우리는 늘 비겁하게 도망쳐 왔습니다.
이제 우리의 그릇된 욕심과 아집으로 자행된
과거의 부끄러운 모습을 온전히 받아들이게 하소서.
진정한 화해와 평화로운 미래를 위해
오늘의 수치와 갈등도 기꺼이 감당하게 하소서.
주저하는 우리에게 성령을 부으셔서
과거의 죄와 아픈 역사를
당신의 사랑과 인내로 모두 선명히 함께 기억함으로써
마침내 종식되게 하게 하소서.
우리에게 용기를 주소서.
용감하게 서로의 친구가 되게 해 주소서.
서로의 음성을 부드럽게 경청하게 하게 하시고
우리 자신의 삶, 이웃의 삶에 자리한 비극을 응시하며
함께 그 자리에 머물게 하셔서,
참된 평화와 기쁨을
넘쳐흐르게 하는
당신의 복된 백성이 되게 하소서.
이 모든 소원을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