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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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0/1(수) "‘우산 혁명’ 중인 홍콩, 제 2의 천안문 사태 걱정돼"
2014.10.01
조회 1779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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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전기범 (홍콩 거주자)

홍콩의 상황이 심상치가 않습니다. 지난 주말부터 홍콩 시민들이 민주화시위를 시작했는데요. 중국 경찰은 지금 최루탄 발포하고 있고, 총을 쏴도 된다는 이런 얘기가 나왔다는 소문도 들립니다. 더군다나 오늘은 중국 최대의 명절이죠, 국경절입니다. 오늘부터 내일 이틀 동안 시민들이 대거 거리로 몰려나올 거라는 관측이 나오는데요. 중국 정부는 ‘홍콩 시민들 요구는 절대 받아들일 수가 없는 거다’라고 강경하게 맞서고 있기 때문에 정말로 시위대에 총 쏘는 것 아닌가. 제2의 천안문 사태 벌어지는 것 아니냐. 이런 세계의 우려들 나오고 있습니다. 홍콩 역사상 최대 규모의 시위. 도대체 홍콩시민들은 무엇 때문에 이렇게 분노하고 있는 건지 홍콩 현지를 직접 연결을 해 보죠. 11년째 거주 중인 한인이세요. 전기범 씨 연결돼 있습니다. 전 선생님, 안녕하세요?

◆ 전기범>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안녕하신 겁니까, 지금 정말?

◆ 전기범> 네, 일단은 일반 시민들은 안녕한 상태입니다.

◇ 김현정> 시위 상황이 어느 정도예요, 오늘 아침까지?

◆ 전기범> 지금 일반 집계로 10만 명이 넘었다고 하는데요. 어제부터 본격적인 연휴에 들어가면서 제가 보기에도 지금 현재 10만 명 충분히 넘어갔고, 아마 오늘부터는 15만 명 이상까지도 집결이 되지 않을까 그렇게 보입니다.

◇ 김현정> 홍콩이 그렇게 인구가 않은 곳이라는 걸 생각할 때 10만 명, 15만 명이라는 건 어마어마한 숫자네요.

◆ 전기범> 맞습니다. 약 700만 명이 살고 있는 도시국가인데, 여기에서 보통 5만 명 이상이면 거의 한국으로 치면 수십만 명이 모인 거라고 보시면 되겠고요. 어젯밤 같은 경우는 장대비가 1시간 이상씩 내렸습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이 자리를 뜨지 않고 아침까지도 자리를 열심히 지키고 있는 상황입니다.

◇ 김현정> 시위대가 몰려 있는 곳은 통금도 있고 그렇습니까?

◆ 전기범> 통금은 아니고요. 지금 주로 센트럴 점령이라고 해서 한국으로 치면 강남이라 할 만한 금융 중심지가 있습니다. 사람들이 그쪽 도로를 막고 시위를 하다 보니까 그쪽 금융가 사람들은. 출근을 못하고. 어제는 거의 재택근무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 김현정> 중국 경찰은 최루탄은 이미 쏘고 있고 시위대에 발포도 계획하고 있다. 이건 그냥 도는 흉흉한 소문인가요, 아니면 정말 공식적으로 확인이 된 건가요?

◆ 전기범> 발포 내용은 제가 알기로는 확인이 된 사항이고요. 다만 일요일에 최루탄을 발포를 할 때 고무탄도 같이 발사가 된 걸로 지금 얘기가 나왔습니다.

◇ 김현정> 고무탄이라는 건 고무로 총알처럼 만들어서 쏘는 그런 탄이에요?

◆ 전기범> 네, 맞습니다. 일요일에 전투경찰이 투입돼서 최루탄하고 최루액, 스프레이로 쏘는 것들, 그런 들이 일단 사용이 됐고요. 더불어서 라이플총을 통해서 고무탄을 쏜 것까지 지금 확인이 된 상황이고, 월요일에 홍콩 행정장관이 ‘좀 더 강경하게 진압을 하겠다’라는 이야기를 중국 정부에 제안을 했는데, 시진핑 총리가 그 선에서는 거절을 했다는 이야기가 지금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 김현정> 도대체 홍콩인들이 이렇게 시위한다고 모인 적이 없던 홍콩인들이 왜 이렇게 분노한 건가, 그 이유가 제일 궁금한 건데요. 홍콩의 행정장관 뽑는 그런 문제라고요?

◆ 전기범>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어떻게 된 거죠?

◆ 전기범> 원래 97년도에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될 때 중국이 약속을 했습니다. 앞으로 50년 동안 자본주의를 유지하고, 2017년도에는 홍콩 사람들이 직접 자기들이 지도자를 뽑게 하겠다. 사실 그걸 바라고 홍콩 사람들이, 기존의 장관들은 중국의 꼭두각시 역할을 많이 했는데도 참는 상황이었는데요. 지난 8월에 중국 전국인민대회에서 확인을 했습니다. 직접 뽑기는 하겠지만 우리가 용인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너희들이 뽑아야 된다라고. 그러다 보니까 기존에 참고 있던 홍콩 사람들이 드디어 폭발을 하게 된 상황인 거죠.

◇ 김현정> 행정장관이라고 해서 우리나라의 장관 같은 게 아니라 홍콩으로 치자면 일종의 홍콩 대통령이 되는 거예요?

◆ 전기범> 네, 맞습니다. 홍콩에서 대통령, 수상 역할을 하는데 현실적으로 중국의 의지를 무시할 수 없는 그런 애매한 자리인 거죠.

◇ 김현정> 홍콩의 행정장관, 우리로 치면 대통령을 뽑는데. 2017년부터는 당신들이 알아서 뽑게 해 줄게요라고 분명히 약속해 놓고 지금 와서 친중 인사로 제한을 한 채 투표하도록 하겠다. 후보를 우리가 내겠다. 이런 거네요?

◆ 전기범> 맞습니다. 1,200명으로 이루어진 위원회가 있는데 사실 이 위원회라는 게, 예전에 우리 80년대 대통령 뽑을 때처럼 홍콩의 재벌, 전직 장관 이런 사람들로 이루어진, 어쩔 수 없이 중국에 친한 사람들을 뽑다 보니까 이 사람들이 50%를 뽑지 않으면 후보가 될 수 가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홍콩 사람들은 원하는 사람을 후보로 내지조차 못하는 그런 상황이 됐기 때문에, 그게 가장 문제가 됐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홍콩 시민들 입장에서는 친중 인사가 오면 혹시 득이 더 되는 건 아닙니까, 어차피 어쨌든 한 나라인데?

◆ 전기범> 그 부분이 수년간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외국 사람들은 홍콩하고 중국이 붙어 있고, 반환이 됐다 보니까 같은 나라로 보는데요. 사실은 100여 년 동안 영국 하에서 선진교육을 받다 보니까 이 사람들은 자기들은 선진시민이라는 것에 굉장히 자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거든요. 그런데 작년, 재작년 한국 뉴스에도 나왔지만 중국 관광객들이 길에다 쓰레기, 담배꽁초 버리고 홍콩 가이드를 폭행하는 일까지 있었고요. 홍콩 지하철에서 아이들 소변, 대변까지 보고, 길에서 아이들 대변 본 사건들.

◇ 김현정> 중국 본토 사람들이 홍콩에 와서요?

◆ 전기범> 예. 그런 일들이 벌어지다 보니까 특히나 홍콩 사람들은 '아, 역시 중국 본토 사람들하고 우리는 여전히 갭이 있다'는 것이 정서적으로 있는 상황이었는데, 정치적으로까지 이런 일이 생기다 보니까 괴리가 점점 더 심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 김현정> 그런 거군요, 여론이 더 나빠진 건데. 이 시위를 주도한 사람이 17살의 학생이에요. 죠슈아 웡이라는.

◆ 전기범> 죠슈아 웡이라는 친구가 굉장히 대단한 친구인 것이 2년 전에, 홍콩이 남쪽에서는 광동어를 쓰고 중국은 북경어, 보통어를 쓰는데요. 중국 내재화 교육을 시키기 위해서 국민교육 과목을 의무 교육으로 포함시키려고 했는데, 이 친구가 학생연합인 학민사조를 주도적으로 이끌어서 철회시켰습니다.

◇ 김현정> 그때 앞장섰던 사람이군요. 그때는 15살 이제는 17살인 조시아 웡.

◆ 전기범> 네. 이번 같은 경우도 대단한 것이 사실은 몇 주 전에 성인들, 정치연합에서 이 똑같은 사안에서 이야기를 했다가 찻잔 속의 태풍으로 시위가 끝났습니다. 그런데 이 친구는 26일부터죠, 전국대학생연합하고 중고등학생연합을 통해서 결과적으로는 성인들과 정치인들까지. 학생들도 이렇게 하는데 우리도 가만있으면 안 되겠다는 큰 폭발력을 일으킨 장본인이 되겠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조슈아 웡이라는 학생. 학생이 나서니까 우리 어른들이 17살짜리도 나서는데 우리가 가만히 있을 수 있어, 이러면서 시위가 더 폭발력을 가진. 중국 정부가 정말 강경진압하면 어떡하죠? 제2의 천안문 사태 되면 어떡하죠?

◆ 전기범> 저도 사실은 말씀하신 그 부분이 염려가 됐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홍콩 SNS상에서는 장갑차 사진이라든가 홍콩에 주둔하고 있는 중국군의 이동 상황, 이런 사진들이 돌고 있거든요. 그러면서 굉장히 루머가 돌았는데, 월요일 저녁에 자동소총을 든 중국 경찰들이 철수를 했습니다.

◇ 김현정> 그렇게까지 강경한 상황, 정말 최악의 상황까지는 안 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요,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전기범>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홍콩 현지에 한인 연결해서 상황 짚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