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마다 붉게 매달린 마음의 등불
바람은 그 속살을 톡톡 두드린다
꿈은 석류알처럼 반짝이며 익어
잊힌 시간의 주머니를 채운다
나는 다홍치마 스친 기억 속을 지나
향기처럼 번지는 얼굴을 만난다
툭 툭 터지는 심장의 고백
달빛은 붉게 물들어 나를 안아준다
구름은 거꾸로 매달린 전설이 되고
별빛은 발끝처럼 은밀히 간지른다
그리움이여, 목마른 노래여
붉은 알맹이로 입술을 적신다
내 안의 상처마저 꽃피워
사랑의 길을 다시 연다
이경란 시인의 <석류 그리움의 문을 열다>
누가 가을이 무어냐고 묻는다면
잘 익은 석류라고 답할래요.
꾹꾹 눌러 담아두었던 그리움이
붉디붉은 석양빛으로 물들면
서늘한 바람이 스칠 때마다
톡.
톡.
톡.
마음의 문을 두드리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