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신의 그대와 여는 아침

음악FM 매일 07:00-09:00
1014화 서툴고 불안해도 말없이 빛나는 존재들을 사랑한다
그대아침
2025.10.14
조회 190
무엇 때문에 그토록 열정적으로 사랑했고 이토록 허망하기까지 할까 싶어
스스로 운 날이 많았다. 사랑이 슬픔이 되는 것이 괴로워서 스스로를 
어느 별에서 온 이방인이라고 생각해보기도 했다. 관찰자로서의 흥미로운 삶, 
무엇에도 상처받지 않을 외계인, 잠시 지구를 체험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그러나 이것은 이성의 명령일 뿐 나는 이미 너무나 인간으로서 수많은 것에 
깊이 빠져 절절거리고 집착하고 걱정하다 못해 슬픈 울음을 참고 있다.
불안과 무기력을 낳는 사랑을 애석해하며 다시 이성을 세우고 적당히 거리를 둔다.

내가 먹을 밥을 지어 먹고 산책을 하고 그림을 그리고 청소를 하고 몸을 씻고 
요가를 하고 잠을 잔다. 나 자신에게 집중하며 내 몸을 돌보는 일. 
그런데 이렇게 적당히 무감각하게 사는 것이 마음은 편하면서도 어쩐지 
진심을 다하는 것 같지가 않다. 나를 보호한다고 생각한 행위들은 나를 위해 
쌓은 벽과 같다고 느낀다. 불투명하여 흐릿한 거울을 보는 기분에 결국 
벽도 거울도 다 깨부수고야 만다.

굴곡 많은 산을 오르락내리락 반복하면서 수많은 마음이 갈피를 못 잡고 불안해한다.
그럼에도 무엇인가에는 한결같은 마음이 있어 다행이라 여기며 어떻게든 웃어보려 애쓰고 있다.
한없이 흔들리는 나약한 풀이지만 그 어느 태풍에도 꺾이지 않을 잡초. 
가끔 내 마음이 그것과도 닮았다고 느낀다. 한낱풀이 수없이 펼쳐진 대지의 
초원이 되어 생명의 바탕이 될 때에 커다란 용기를 얻는다.
불안 속에 흔들리며 아픔을 느끼면서도 계속 삶을 사랑할 수밖에.
작은 생명들의 찬란하게 눈부신 아름다움, 그것은 어떤 값비싼 물질로도 견줄 수가 없다. 
오늘도 서툴고 불안한 마음을 안고 말없이 빛나는 존재들을 온 마음 다해 사랑한다.


*안소현의 <여기에서 잠시 쉬어가기>에서 따온 글.
줄인 내용이 많습니다. 원문으로 확인해 주시고
개인SNS등에 그대로 옮겨가지 말아주세요.